연출 | 김원석
극본 | 임상춘
출연 |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나문희, 염혜란, 엄지원, 최대훈
장르 | 휴먼, 로맨스, 일대기, 가족, 인생
공개 | 2025.03.07 (한국)
평점
IMDb: 9.2/10
Rotten Tomatoes: 100%
한참 드라마가 인기 있을 때는 보지 못하다, 5월 봄이 사라져가는 순간 보게 된 드라마. 언니가 눈물 콧물 흘리면서, 아침을 준비하고 자식들 도시락을 싸면서 봤다던 드라마. 안 보려고 했다가, 넷플릭스를 정리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후다닥, 보게 된 드라마이다.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여서, 내용도, 제목의 의미도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뜻은 살짝.
(해외 평점이 놀라웠다. 영어 제목은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인데 IMDb는 'Pokssak Sogatsuda'로 표기해서, 로튼보다 더 정이 간다)
폭싹 속았수다
표준말 : 매우 수고하셨습니다. (네이버 사전)
수고한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드라마 같은 느낌도 들었다. 꿋꿋하게, 성실하게, 묵묵히 삶을 살아온 우리의 부모님과, 우리에게 수고했다고, 수고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는 그런 드라마 같았다. 이 드라마로 '임상춘' 작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을 것 같다. 필명이라고 하던데, 한자로는 想(생각할 상)과 賰(넉넉할 춘)자를 쓰신다고 한다. 예쁜 필명인 것 같다. '동백꽃 필 무렵'도 재미있게 봤는데, 폭싹 속았수다 또한 그렇다. 특히 내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는 병원 장면들 때문에, 울컥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데, 조금 친절하면 좋을 텐데... 나도 반대의 상황에서라면, 친절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도 했던 드라마.
두고 가는 마음에게.
- 제주 도동동. 오애순.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신 줄을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
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
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 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938)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봄이 봄인 걸 알았더라면, 까짓것 더 찐하게 좀 살아 볼걸. (2화-오애순)
난 너 존경해. 이 집구석서 살아 보니까, 너 존경해.
네 팔자가 식모 아니라, 네 심성이 식모더라. 그니까, 더 살아봐. 착한 끝은 있대잖아. (4화-나민옥)
인생 진짜 '고'해 봐야 아는 거지
중간에 때려쳤으면 어쩔 뻔했어
살아 보기를 천만 잘했지
드라마에서 기억에 나는 인물은 나민옥과 애순의 친할머니(김춘옥), 그리고 이모들이다. 나도 나민옥의 말을 믿고 싶다. '착한 끝은 있대잖아.' 그리고 친할머니가 얘기하는, '왜? 뭐가 고달퍼?' 할머니의 이 대사만 나와도 가슴이 저려 왔다.
봄, 마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지만
당신에겐, 늘 봄이길 바랍니다.
그렇게 마음은,
늘 봄 안에서 살길...
더운 여름과
낙엽 지는 가을과
추운 겨울에도
새싹 돋아나듯,
푸르름 안고 한 해가
시작되는
봄
꽃향기 가득하고
분홍, 노랑, 하양, 보라...
수많은 색깔이 가득한
그런 설렘과 기쁨이
당신의 마음에
초록 풀처럼 그리고 들꽃처럼
셀 수 없을 만큼
흐드러지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지은이: 엘엠제이
나도 오애순처럼 메모장에 살짝 적어 보았다. 고달픈 누군가에게 봄날이 찾아가길. 그 마음에 봄 꽃향기 품으며... 내 삶의 봄은 지나간 것 같지만, 내 마음은 자주 봄날 같으면 좋겠다. 늘 봄날 같으면 욕심일 테니까... 그래도 조금 욕심을 내서, '자주.' 내 마음을 봄으로 가꾸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드라마에서 바다 장면들이 예뻤다. 유채꽃도 예쁘지만, 바다에 떠 있는 '금은동' 호가 섬처럼 떠다니는 듯했다. 제주도에 가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바다 장면을 모아봤다. - LMJ
The Emotional Ending of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The K-drama tied a tapestry of Korean modern history, Jeju culture, and one family’s dreams in an emotional conclusion
time.com
5 life lessons from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The K-drama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may have ended, but its life lessons remain timeless.
www.tatler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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