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혜 | 글 · 그림
엣눈북스 | 2018년 06월 18일
엣눈북스의 책은 소재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책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 L부인이 정사각형 안에 갇혀 있는 표지가 왠지 나의 엄마,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에 대한 글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 짐작하면서 읽게 된 책이다.
집안일 중 제일 힘든 건 무엇인가요?
매일매일 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특별한 취미는 없으신가요?
음...
이곳저곳 여행 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L부인은 사냥을 아주 잘했던 늑대 부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지금은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삶을 살고 있는 L부인. 그녀와의 인터뷰가 책의 이야기이다. 어느새 엄마와 부인의 역할만 바삐 해내고 있는 우리 엄마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슬펐던 책이다. 언젠가 엄마에게 꿈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엄마의 꿈은 선생님이었다고... 꿈이 멀어지는 삶을 살아온 엄마가 떠오르기도 해서 엄마의 공간이 책의 표지처럼 L부인의 작은 네모보다 작은 건 아닌지... 엄마의 공간이 커졌으면 좋겠다. 혹은 푸르른 초원을 자유로이 다니셨으면.... - LMJ
“나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 무엇을 잃어버린 걸까요?”
매일같이 집안 청소를 하며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늑대 부인.
그녀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그녀는 그것을 찾아 다시 울창한 야생의 숲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결혼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은 주인공이 자존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그리며 자신의 본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했다고 한다. 그렇게 이 책은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들, 나아가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늑대 부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출판사 서평 중
이 세상에는 엄마란 이름의 수많은 이들이 살고 있다.
일부는 나와 같이 그 모성의 무게에 허우적대기도 하고,
사회적 잣대에 숨죽이며 살고 있을 것이다.
난 그들에게 잠시 그 무거워진 짐들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우리도 가끔은 우리만의 숲에서 뛰어다니자고 말해 주고 싶었다.
어느 날 드넓은 숲을 향해 자유롭게 뛰어가는 당신을 만나게 되기를.
- 작가의 말 중
소재: 엄마. 집에서 늘 바쁜 엄마.
코멘트: 작가의 말에서도 느껴지는 부분, 우리들의 엄마의 모습이. 나는 내 엄마의 모습을 떠올랐고, 엄마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작가의 말처럼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 나의 엄마도 그 열쇠로 무언가 열길 바라고, 작은 꿈을 꾸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엄마와 딸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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