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그리고 '보건교사 안은영'을 고모의 선물로 읽게 되면서, 출판사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모두 갖고 싶어졌다. 책도 예쁘고,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어서 기쁘고. 그렇게 하나둘, 모으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나에게 선물해 주는 책 시리즈.
선물로 받은 책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책은 박지영작가의 '고독사 워크숍'이었다. 제목도 표지도 무척 마음에 들어서 냉큼 주문하고, 멀리서 기다리던 책. 이 책은 추천해주고 싶은 책 중 하나다. 새롭고 재미있다. 표지도 맘에 들어 작가를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오죽하면 #어쩌다가 #어쩌려고 - P.12
송영달에게 필요한 건 다만 1센티미터의 변화였다. - P.59
도구를 잡는 법을 바꾸면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린다. - P.52
에릭 사티의 지시문 - 확신과 절대적 슬픔을 가지고. - P.86
상점 안의 의자들은 모두 한번씩 고독하게 죽은 사연을 품고 이곳에 왔다. - P.130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넨다는 건 허공의 높은 곳에 위태로운 선을 긋고 그만큼 높이,
아주 높이 뛰고 싶다는 마음과 유사했다. - P.133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P.190
오늘 시작하고 내일 시작하고 내일 모레도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시작이 끝이 되는 날도 열 거였다. - P.193
모른 척하자 모르게 되었다. / 몰라야 하는 것은 모른 척할 것. - P.195
버스터 키튼. 그는 형편없는 패가 들어와도 태연했다. - P.216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속도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궤도는 수정되었다. - P.217
정답은 아니지만 틀리지도 않는 답. - P.225
오늘의 고독사 - 대체로 나아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나아진다는 말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와
내일은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다 포함하기에 좋았다. - P.236
보내지 못해도, 닿지 않아도 쓰는 마음은 남는다. - P.284
아무 이유도 없어 보였지만 실은 모든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었다. - P.297
언제든 무례해도 되는 만만한 상대가 되기보다는
불편한 사람이 되는 편이 나왔다. .... 중요한 것은 거리였다. - P.328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는데 그래서,
다 좋지 않아서 다 나쁘지 않아서 대체로 좋은 날들이었다. 그런 여름이었다. - P.347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멀어질 수 있는 건 시간뿐이다. - P.359
2023.01.02_월
이 책에서 수집한 문장들과 단어들은 사실 이것보다 더 많았다. 에릭 사티(Erik Satie)에 대해서 다시 읽어보고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짐노페디(Gymnopédies)는 비 오는 날과 무척 잘 어울리는 곡인데. 어렸을 때 이 곡을 J에게 비 오는 날 추천해 줬었다. J는 이 곡을 맘에 들어 했는데, 비 오는 날만 되면 듣게 된다고 했었는데. 그리고 이 곡을 우연히 듣게 되면 내 생각이 난다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 허허허. 다 잘살고 있으니까 됐음. 먼저 눈감지 말고, 너무 일찍 가지 말고, 그렇게 잘 살아주길.
P.360-361 "아빠의 흰머리카락 하나가 떨어졌나보다. 이 페이지 사이에 아빠의 흰색 짧은 머리카락을 보니, 아빠가 보고싶어졌다.
캐나다에 있을 때, 교보문고 혹은 예스24에서 해외 배송으로 직접 받을 때도 있고, 집으로 배송되게 해서 다른 것들과 함께 받을 때도 있다. 나의 브라더인로가 올 때 챙겨올 때도 있고, 방법은 이렇게 3개였다. 집으로 배송되게 받을때는 아빠께 읽어보시라고 얘기해 둔다. 아빠가 다 읽으시면, 엄마가 책을 챙겨 나의 브라더인로에게 갖다 주신다. 캐나다에서 저 책을 읽으니 페이지 사이에 아빠의 흰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었다. 그때는 아빠가 그리고 엄마가 그리웠다. - L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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