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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백수린, "다정한 매일매일"

 

 

백수린작가의 산문집. 왠지 책에서 빵 냄새가 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빵과 책을 굽다니... 그럼 나는 음악과 책과 사진을 굽고 싶다. 매일매일이 다정할 수 있다니... 놀랍다. 나의 매일도 나에게 다정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오늘에게 다정하게 다가가야 하나? 다정하다,라는 표현이 귀엽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갑자기 다람쥐가 생각이 나서일까? '다'자만 같은데 다람쥐가 떠오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다정한이라는 형용사가 봄처럼 따스하게 다가온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 P.23 


틀림없이 쓸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지만,

계절은 바뀌고, 괄호 안에 넣어두었던 것들

대면해야 하는 시간은 우리를 어김없이 찾아오니까. - P.42 


너는 네 감정보다 큰 사람이 되어야 해.

너한테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내가 아니야. 인생이 요구하는 거야. - P.47 


바르트에 따르면 시간을 구성하는 매 순간은

'다가올 과거 un passé à venir'이기 때문이다. - P.134 


시간은 아무것도 사라지게 만들지 못한다;

시간은 그저 슬픔을 받아들이는 예민함만을 차츰 사라지게 할 뿐이다. P.186 

 



2023.12.31_일

 

요즘따라 '시간'에 관한 문장들이 왜 이렇게 많지? 빨리 가서 그러나? 아쉬워서 그러나? 유난히도 나에게 시간을 표현하는 것들이 자꾸 눈에 띄네. 나의 시간은 한국에서 오랜만에 맞는 봄인데, 마음도 봄일지가 의문. 기온을 쑥쑥 올라 정말 봄인데, 마음의 온도도 올라갔을까? 잘 모르겠지만, 시간은 흐르니까, 마음도 변화가 있겠지 모. 허허허. - LMJ

 

(다 읽은 날짜를 보니, 나의 2023년 마지막 책은 백수린 작가의 '다정한 매일매일'이었구나. 잘 가. 2023년. 정신없이 분주하고 많은 생각과 감정들의 5개월이었구나. 그래도 나머지 7개월은 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