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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릭 모디아노,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책 중, 두 번째로 고른 책. 제목은 좋은데, 표지가 좋지 않다는 개인적 의견을 살짝 적어 본다. 이 책의 시작은 스탕달의 자전소설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La vie de Henry Brulard)'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  이 문장 때문에 더 궁금해졌던 책이다.

 


 

 ...내가 전에 살았던 파리를 통 못 찾겠어. 오 년간 비웠을 뿐인데, 웬 낯선 도시에 와 있는 것 같군. - P.50


전화 연락이 되는 사람도 없고... 그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는지,

나를 잊어버린 건지, 아니면 전화받을 시간도 없는 건지 영 알 수가 없군 - P.91


우리는 불편하거나 너무 고통스러운 인생 소사들을 걸국에는 잊는다. - P.108


아니는 이따금 집을 비우면서 그에게 열쇠 복사본을 건넸다.

"밖에 나갔다가 혹 길 잃어버리면 안돼."

그러면서 그녀는 종이에 큼직한 글씨로 '라페리에르 가 6번지'라고 적어주었고,

그는 그것을 두 번 접어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 P.148


아니는 쪽지에 주소만 덜렁 쓴 것이 아니라 이런 말도 덧붙여 썼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 P.153


"사람들이 우리를 잊어버렸나봐." 아니가 말한다.

이후 그 모두에 관해 남은 기억은 어느새 망각에 갉아먹혀버렸고,

필름이 튀어 한 장면에서 멈춰 서버렸을 때처럼 선명한 이미지 몇만 남아 있다. -  P.161

 


 

2024.01.14_수

 

파트릭 모디아노(Patrick Modiano)는 1945년 프랑스 불로뉴 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외곽 순환도로』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공쿠르상을 수상하는 등 프랑스 현대문학이 낳은 가장 탁월한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출처: 교보문고

 

모디아노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나에게는 그의 소설들이 재미있다. 기억과 시간이 뒤엉켜있고, 살짝 우울하고 어둡지만 그의 소설 소재와 표현은 흥미롭다. - L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