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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유수연,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후로 시집을 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시 한두 편은 읽어도 시집을 사고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시가 읽고 싶어졌다. 요즘 소설들도 읽고 있으니까 요즘 시들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리고 선택한 책은 유수연 시인이다. 기분은 노크 없이 오지. 그렇네. 급하게 오고, 급하게 변하기도 하니까...

 


 

• 생각 믿기
깊어지려 하지 말자
깊이 없는 다짐이
나를 살리고 뭍으로 인도한다

• 그림자
잊고자 하는 일이 이렇게 어둡구나
나는 나보다 무거운 의미를 내려놓았다

• 서가를 지키는 일
그런 생각을 한 적 없지만 그런 말이 나와버릴 때가 있고
그런 말은 그런 생각을 담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으로 이해될 때가 있었다

말은 사람의 그릇이었고
말과 생각이 같은 그릇에 있으며

영혼의 비빔이라고 분류하기로 했다

괄호는 그릇된 영혼을 담기 좋았으므로
소리 내 읽지 않아도 되는 생각을 담아놓고 싶었다



2024.02.03_토

 

 

시집을 다 읽고 언니에게 보내줬다. 소설책 한 권과 함께. 언니가 시집을 보냈더라...라고 말하면서 웬 시집? 이라고 대답한다. 허허허허. 그냥. 요즘 다시 시를 읽기 시작했어. 언니도 읽어보라고. 언니가 읽었을지 의문이다. - L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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